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르 디플로

[르 디플로를 읽고] 급변하는 21c 언론 환경, 통신사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4년 3월호 18-19면. <위기의 AFP, 생존 지속 가능할까?> - 마르크 앙드웰(평론가)


우리나라에서는 연합뉴스라는 통신사가 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사와 통신사의 차이를 인식하기 쉽지 않고 큰 필요도 느끼지 않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개개의 언론사가 모든 분야의 뉴스를 취재하고 정보를 수집할 수 없으니 자본과 인력을 갖춘 거대한 통신사가 1차적으로 전체적인 사건들의 사실정보를 수집하고 언론사에 제공하면, 언론사들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단순히 기사를 작성해서 보도하거나 필요할 경우 이를 더 심층취재해서 독자적인 보도를 하도록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통신사는 언론사에게 1차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이고, 언론사는 돈을 주고 이를 구입하는 고객이 되는 셈이지요.


사진출처 : AFP 홈페이지 화면


르 디플로 3월호에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통신사인 AFP의 위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국과 캐나다의 합작 통신사인 <로이터>나 미국의 통신사인 <AP>와 함께 세계 3대 통신사의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매일 5천개의 통신문, 2천장의 사진, 수백 개의 텔레비전 테마를 생산하는 거대 통신사이지만 최근들어 등장한 SNS들과 달라진 언론 환경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한 때 속도에 있어서는 모든 언론사와 통신사들을 압도하고 AFP가 도착하지 않으면 전세계의 모든 기자회견이 시작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한 직원이 회상하지만 세상은 많이 바뀌었지요. 


수없이 많은 주요 정보들이 이제는 우선적으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유통된다. 2013년 2월 8일 유럽지도자들이 2014~2020년 유럽연합 예산에 대해 합의했다는 사실을 유럽연합 상임의장인 헤르만 반 롬푀이가 트위터로 알렸다. 2012년 11월 6일 버락 오바마가 ‘4년 더’라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리면서 자신의 재선을 확인해 주었다. 4시간 후 이 메시지는 오바마가 자신의 부인 미셸에게 포옹하는 사진과 더불어 50만번 이상 리트윗되었다.


AFP는 트위터에 올라온 소식의 진위를 확인하는 역할을 본인들이 수행한다며 통신사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지만 아이티 지진 당시 전문 사진작가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확인하지 못하고 언론사들에게 해당 사진을 제공했다가 소송을 당해 90만 유로의 벌금을 지불한 흑역사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언론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통신사의 성격상 전세계적인 언론사들의불황도 AFP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일부 신문들이 AFP와 계약을 중단하는 등 경영이 악화되자 AFP는 ‘레 상시엘(L’essentiel)’이라 이름 붙인 저비용 서비스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AFP의 절반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외국뉴스의 50%와 프랑스어 통신문의 30%를 프랑스 지역 일간지에 제공하는 성격입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디서 뉴스를 가장 많이 접하십니까?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 첫페이지에서 하루의 뉴스를 접하는 경우가 많으실 겁니다. 기성 언론의 보도 행태에 불만을 가진 분들은 요즘 상당수 Podcast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일종의 대안 언론들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RSS 서비스 등을 이용하여 본인이 선호하는 언론사들이 제공하는 언론만 취합해서 읽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예전에 비해서 9시에 방송하는 방송국 메인뉴스를 기다려서 시청하거나 아침에 조간신문을 구독하는 경우는 극히 줄어들게 되었죠. 위에서도 살펴보았듯 요즘은 Twitter나 Facebook 같은 SNS의 뉴스피드에서 어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거나 연예인들의 열애설들이 급속히 퍼져나가고 합니다. 


특히 이렇게 들은 속보들이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에 들어가있는 여러 단체대화방들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전파되는게 최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아직도 통신사들은 분명한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급변하는 정세에 적응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차례로 뉴미디어들에 대체당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모릅니다. 국내의 통신사들도 안심하지 말고 스스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길 바랍니다.



기사원문 :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82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기사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정기구독을 하여야 합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14.3 - 10점
르몽드(월간지) 편집부 엮음/르몽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