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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르 디플로

[르 디플로를 읽고] 소비자에겐 축복, 노동자에겐 재앙, 두 얼굴의 아마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3년 11월호 28-29면. <아마존의 추악한 얼굴> - 장 바티스트 말레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



Amazon이라는 단어의 A와 Z를 이어주고 있는 화살표.

A부터 Z까지 모든 이름의 물건을 팔겠다는 회사의 성격과

고객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스마일마크.


다국적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CI입니다.


하지만 이번 <르 디플로> 11월 호에 실린 기사는 아마존 물류창고 노동자들의 겪는 미소 뒤에 숨겨둔 추악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일본 아마존에서는 염소들을 구해 물류창고 주위의 풀을 뜯어먹게 하고 있어요. 그런데 염소들도 우리 목에 걸려있는 것과 똑같은 배지를 달고 있습니다." - 임가르트 슐츠(독일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


아마존에게 물류창고 직원들은 현재의 로봇기술 보다 정교한 일을 할 수 있고, 현재 그 정도 수준의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보다는 임시직 노동자들을 고용하는게 비용이 더 저렴하기에 사용하는 소모품에 불과합니다. 



산처럼 쌓이 물류품들 사이에서 추락,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환경에서 발생한 근로자의 기절, 컨베이어 벨트에 손이 잘리는 부상.... 

수많은 산업재해들이 아마존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다국적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그들의 아픔을 눈여겨 보지 않습니다.


아마존의 모토는 ‘열심히 일하고 즐겁게 살고 역사를 만들자(Work Hard, Have Fun, Make History)’입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은 피에로 복장을 입고 하역작업을 하거나, 마법사 복장을 하고 출근을 하기도 해야하며, 매니저들은 이들의 작업 능률을 올리기 위해 매우 빠른 템포의 음악을 최대 음량으로 틀어놓고 일을 시키기도 합니다.



"동일한 매출액이면 동네 서점이 온라인 서점보다 18배나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 프랑스 서점 노동조합의 계산


"심각한 것은 의원들이 현재 아마존이 자동화 프로젝트에 대규모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한다는 겁니다. 아마존이 창출한 일자리들은 곧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 벤 시암디(전, 프랑스 아마존 매니저)


유럽의 지방정부들은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이 물류창고를 짓는다면 세금감면을 해주거나 토지를 지원해 주는 등 이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재정적 출혈을 감수합니다. 이런 대기업이 유발할 고용창출이나 근로자들의 유입으로 인한 주변 지역의 부흥 등 각종 경제효과를 노린 지출이죠. 하지만 이는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초단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마존 같은 기업에게는 바라기 힘든 희망사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아마존은 지금은 로봇보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저렴해서 고용을 창출하지만 점점 발전하는 기술이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이 들면 바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자동화설비를 갖출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대부분의 근로자들을 무기한 계약이 아닌 단기 계약으로 고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마존 물류창고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저는 아마존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하고 출판사에 연락해서 아마존에서 제 책을 거두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중략) 그러자 아마존은 제 책을도매상에서 사들여 아마존닷컴에서 계속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것까지 제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을 그렇게 하면서 아마존에서 책을 팔고 있다고 저를 비난했습니다. 결론은 혼자서는 아마존이라는 거인과 싸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상대는 확실한 이데올로기를 가진 다국적 기업입니다. 아마존과 같은 시스템은 소비자에게 아마존닷컴에서 구매할 것인지 말 것인지라는 단순하고 중립적인 질문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우리의 선택을 묻는 정치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독일 기자 권터 발라프


우리 모두는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어떤 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문직이나 자영업으로 일을 하더라도,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의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을 물론이고 우리 가족, 애인, 친구, 지인 중 어느 누군가는 어떤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지금은 279$하는 물건을 아마존의 할인 행사로 129$에 구매했다고 기뻐하며 아마존의 스마일 마크가 찍힌 상자를 배달받았겠지만, 그 할인행사를 위해 제조회사, 입점회사, 아마존 물류창고 노동자는 거대기업 아마존의 추악한 얼굴과 마주하며 고통스러운 하루를 마치고 있을지 모릅니다.



기사원문 :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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