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ading Note/장르소설

매력적인 심리묘사, 어디서 가져온듯한 설정, 아쉬운 전개 - [수잔 콜린스] 헝거 게임 시리즈




"전국의 중학교 3학년 학급 중 무작위로 한 학급을 선발, 3일간 무인도에서 친구들끼리 실제로 서로를 죽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 최후의 생존자만이 살아 돌아갈 수 있다."


"해마다 12개 구역에서 각기 두 명씩의 십대 소년 소녀를 추첨으로 뽑은 후, 한 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게 하는 모든 과정을 24시간 리얼리티 TV쇼로 생중계되며, 오직 단 한 명의 생존자를 가려낸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설정, 전자는 일본의 타카미 코슌의 호러소설 <배틀 로얄>(1994)에 등장하는 BR법의 기본 규칙이고, 후자는 미국의 수잔 콜린스의 YA(Young Adult)물인 <헝거 게임>(2008)에 등장하는 시리즈의 제목과 같은 '헝거 게임'의 룰입니다.


수잔 콜린스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배틀로얄>을 자신의 책을 낸 후에 알았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I had never heard of that book or that author until my book was turned in.")

http://www.nytimes.com/2011/04/10/magazine/mag-10collins-t.html?pagewanted=3&_r=2


하지만 저자가 뭐라든... 워낙 설정이 비슷한 것도 사실이고 우리나라에는 두 작품이 마침 다 알려진 상황이었지만 서구권에서는 <배틀 로얄>이 널리 알려지진 않았고... 워낙 <배틀 로얄>이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의 선정성과 잔인성을 부각한 만화와 영화로 더 유명해서 생각보다 접한 사람이 적은 듯 하기도...


북미대륙이 폐허로 변하고 전제주의 국가가 들어서는 부분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The Handmaid's tale)>(1985)과도 비슷한 설정이긴 합니다.


뭐... 표절을 했느니 어쩌느니는 아니지만 다른 유명 소설에서 보여주는 설정의 유사성은 헝거 게임 시리즈를 언급할 때 빼놓고 넘어가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사실 헝거게임은 자신의 친구들을 죽여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의 잔인함과 폭력성을 강조하는 <배틀로얄>이나, 자유로운 현대 민주주의를 살다가 여성이 사회의 하나의 부속품이 되어버리는 전제주의 국가로 변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속마음을 들여다 <시녀이야기>와는 달리


처음부터 전제주의 국가로 변모한 뒤에 태어난 여자 주인공이 남들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서 겪는 사랑이야기(응? =ㅁ=)를 주요 스토리라인으로... 거기에 부가적으로 그녀가 도화선이 되어서 전제주의국가 판엠을 무너뜨리는 반란이 일어나는 부분을 다루는... YA소설로 차별화가;;;; 되고 있습니다.



헝거게임(The Hunger Game)

캣칭 파이어(Catching Fire)

모킹제이(Mockingjay)


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물은...


캣니스 에버딘 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비뚤어진 사회에서 겪게 되는 개인적 비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회를 변혁 시키는 횃불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이 역할을 감당하지도...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남들에게 보여져야 하는 모습과 자신의 실제 모습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묘사하는 부분 까지는.... 


흥미롭기도하고 매우 잘 쓰여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시리즈 모킹제이의 후반부로 갈수록 =ㅁ=;;; 플롯은 뭉게지고 이야기는 두서없어지고 충격적이라면 충격적이고 어처구니 없다면 어처구니 없는 결말로.... 용두사미라 하기도 민망하게 뚝 끝나버리는 엔딩이 인상적인 소설이 되었습니다....


워낙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주연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가 캣니스 에버딘 역을 맡아서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보긴 보겠지만... 부디 <모킹제이>의 결말은 영화에서라도 좀 참신하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




헝거 게임 세트 - 전3권 - 10점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북폴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