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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Note/일본소설

관능소설 3부작,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 마케팅이 흥미롭다

[서평] 구사나기 유의 <관능소설 3부작>


[구사나기 유] 관능소설 3부작 / 임서윤 역 / 달밤 출판 / 출간일 2014-01-01.


들어가기에 앞서... 오늘 소개할 책은 19세 미만에게 판매가 금지된 책입니다. 물론 여기에 그런 므흣한 *-_-* 내용을 옮기진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는 관능문학대상 이라는 문학상이 있나봅니다. 국내에서도 유행했던 할리퀸 문고라는 시리즈와 비슷하게 정식판매 되는 한 소이나 로맨스 소설 등을 대상에게 주어지는 문학상인데 오늘 소개할 '구사나기 유'라는 작가는 한 해에 대상과 금상을 동시에 수상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유명한 작가랍니다. 일본에서는 벌써 150여 편의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곤 하는데 이번에 국내에 그의 연작 3편이 시리즈로 묶여서 소개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시공사, 2012) 등의 여성 독자들을 겨냥한 어른들을 위한 로맨스 소설 등이 인기를 끌었던 만큼 어느 정도 그레이 시리즈가 개척해 놓은 시장을 파고들고자 한 노력도 엿보입니다.

 

표지도 일본 책 답게 예쁘장하게 꾸며져있고.. 제목들도 대단히 자극적인데요... 아쉽게도 작품 자체는 저에겐 맞지가 않았네요. 그레이 시리즈도 이슈화 된 것에 비해서는 야하기만 하고 소설 자체에 몰입하기 어렵게 스토리라인이 너무 부실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작품도 성애장면에 대한 충격적(!)인 묘사가 인상적인 것을 제외하면 스토리라인의 부실함은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인 듯 합니다. 특히나 세 편의 작품들 각각에 주요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남자 주인공은 각 권마다 바뀌지만(심지어 모두 한 가족...) 세 편 전체가 한 여자 주인공(아들의 가정교사....)과 이야기가 짜맞추어져 있는 만큼 너무 스토리에 몰입하면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될 분들도 꽤 있을 듯한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입니다.

 

저는 출판사로부터 전자책으로 해당 작품을 제공받아서 접했기에 종이책의 편집이나 제본의 완성도는 모르겠지만, 번역에 있어서는 너무 일본투의 단어와 어투가 그대로 옮겨진 듯해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독신부임'이라거나 '길티플레져'와 같은 외래어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옮길 수 있는 역량이 없었던 것일지... 원작자의 단어를 그대로 남기고자하는 의도였는지는 제가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여튼 아쉬운 부분입니다.

 

작품 자체보다 더 인상적인 점은 작품을 홍보하는 출판사의 홍보문구 였습니다.

 

이 책을 마음 편히 읽고 싶다면 침대에서만 혹은 전자책으로 읽기를 권하고 싶다. (...) 공개된 장소에서 읽게 된다면 ‘등 뒤, 옆 사람 조심!’은 필수일 정도로 길티플레져를 만끽할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전자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작품들은 대부분 판타지, 무협소설, 그리고 로맨스 소설입니다. 다들 몰입해서 작품을 감상할 부담이 적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이동중이나 화장실에서 잠깐 잠깐 짬을 내서 보기에 적합한 장르의 특성이 반영된 듯 한데 사실 이런 이동상의 편리함 보다 더 강조되는 전자책의 특징은 내가 지금 어떤 책을 읽는지를 남들이 알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있습니다. 종이책을 읽는 독자들 중에서는 이를 위해서 책을 감싸는 천이나 비닐등으로 만들어진 커버를 따로 구매해서 씌우고 다니는 분들도 있는데, 전자책은 매체 특성상 현재 읽는 책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죠.

 

이 책은 종이책은 1월 즈음에 출간되었고, 전자책은 그보다 한 달 뒤에 판매가 시작된 것으로 보아 종이책의 판매 실적이 그닥 좋지는 않았나 봅니다. 어째 작품보다 매체 특성을 노린 새로운 마케팅에 더 흥미가 가게된 독특한 책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