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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Note/일본소설

백년 동안 이어진 사랑과 인연 이야기

[서평] 모리사와 아키오의 <쓰가루 백년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쓰가루 백년식당 / 이수미 역 / 샘터 출판 / 출간일 2014-01-30 / 원제 津輕百年食堂 (2009년).


사실 책을 읽기 전에 벚꽃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달밤 아래 위치한 허름한 식당건물,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두 남녀가 그려진 표지와 제목을 보고 느낀 일종의 편견은 백년 동안 이어져온 허름한 식당을 이끌어가야할 아들이 사랑과 가업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운데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낸 진부한 소설이 아닐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사실 어느정도는 일치했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작가의 심리표현이 워낙 미려해서 뻔한 이야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부함을 느끼기도 전에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게되는 흡입력이 있었거든요.

 

지방의 작은 소도시 히로사키에서 3대째 이어져온 메밀국수집 '오모리식당'을 중심으로 창업주 오모리 겐지의 이야기, 이 힘든 일을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는 3대 오모리 데쓰오의 이야기, 그리고 그의 아들 오모리 요이치와 그의 여자친구 쓰쓰이 나나미 등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겹쳐져 있는 작품입니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작품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요이치와 나나미 커플이 겪는 오해와 갈등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해소되는 과정이 섬세하게 묘사된 것 입니다. 담백한 일식요리를 먹다가 입가심으로 락교를 먹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따스한 이야기 속에서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기 자신만의 맛을 내며 녹아들고 있습니다.

 

작품은 영화화도 되었지만 원작과 스토리라인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자의 다른 작품인 <무지개 곶의 찻집>도 올 가을 개봉 될 예정이라고 하니 모리사와 아키오의 따뜻한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영화를 보시기 전에 원작들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

 

 

 

 

쓰가루 백년 식당 - 8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샘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