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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르 디플로

원전이 일으킨 작은 섬 공동체의 핵분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4년 3월호 1, 23면. <이와이시마, 원전 반대 운동의 비장한 섬> - 라파엘 브리로(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


얼마 전 후쿠시마 대재앙이 벌어진 지도 벌써 3주기가 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제2의 체르노빌 사고가 바로 옆나라에서 벌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그나마 폭발은 안하고 있는 것 같으니 안전하게 넘어가는 건가 하는 작은 안도가 교차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각종 언론을 통해서 들어오는 증언들은 일본 정부가 열심히 숨기고 있을 뿐 벌어지는 상황은 체르노빌보다 나쁘면 나빴지 좋은게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반핵, 탈원전 운동이 거세졌고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원전의 비중을 줄이려고 정책을 짜고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이런 어마어마한 사건이 터졌으니 일본에서는 탈원전 분위기가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달 르 디플로의 기사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나 봅니다.


후쿠시마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진


혼슈, 시코쿠, 그리고 규슈 세 섬에 둘러쌓인 이와이시마라는 작은 섬은 2011년 3월 원전공사가 시작되었다가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즉시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아직도 이 지역에 원전을 설치하려는 야욕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 3300명의 반 이상이 65세 이상이다. 카미노세키는 매년 35억 엔이 필요한데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돈은 2억 엔에 불과하다." - 공무원 마사키 요시다의 말


일자리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도시로 떠나는 젊은이들, 점점 공동화되어가는 섬에 기적 같은 제안이 제시됩니다. 바로 원자력 발전소가 지어지면 일자리도 만들어주고 지역도 활성화시켜주겠다는 유혹이었죠.


신도 사제가 원전건설계획에 호의적이라는 이유로 역사적 성소가 사라지기까지 했다. 원전은 한 공동체의 핵분열을 가져왔고 그 어떤 진영도 이 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 역사가 마르탱 뒤쟁베르의 설명.


국가에서 혐오시설, 기피시설을 짓는데 해당 지역공동체에 다양한 보상책을 제시합니다. 아예 수몰되는 경우라 이주지원금을 지원하는 경우야 해당 지역에서 더 이상 살아갈 필요가 없다지만, 원전이나 다른 시설이 들어오는 경우라면 찬성과 반대로 주민들이 극심한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마을이 두쪽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죠. 결국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향후 다가올 위험성에 앞서서 공동화가 진행되어 가던 작은 섬마을을 완벽하게 핵분열하는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기사원문 :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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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14.3 - 10점
르몽드(월간지) 편집부 엮음/르몽드(월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