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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샘/대중문화 속 북유럽 신화

03. 로키가 구해온 신들의 보물들(2)


지난 번에는 로키가 난쟁이들의 세계, 스바르트알프하임에서 가져온 보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오늘은 내기의 결과와 각 보물들이 현대의 대중문화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난 연재

01. 영어 요일 이름 속 북유럽 신화 http://mimisbrunnr.tistory.com/6




로키는 이발디의 아들들이 만든 세가지 보물(황금 머리카락, 궁니르, 스키트블라트니르)들을 들고,

브로크는 형 진드리와 함께 만든 세가지 보물(드라우프니르, 굴보르스테, 묠니르)들을 들고 신들의 세계 아스가르트로 떠났습니다.


이 내기에 대한 소문을 듣고 아스가르트의 신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신들인

오딘, 프라이, 그리고 토르가 판결을 내리기로 하였습니다.


6가지 보물중에서 가장 뛰어난 하나를 정하기로 하고, 이를 만들지 않은 쪽의 머리를 만든 쪽에서 가져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즉, 이발디의 아들들이 만든 보물 중 하나가 가장 뛰어나면 로키가 이기는 것이고, 진드리 형제가 만든 물건 중 하나가 더 훌륭하면 브로크가 이기는 것이지요.


먼저 로키가 절대로 표적을 빚맞히지 않는 창 궁니르(Gungnir)를 오딘 신에게 바쳤습니다. 창의 성능에 오딘은 매우 만족하였죠.


다음으로 신기한 배 스키트블라트니르(Skidbladnir)를 프라이 신에게 선물하였습니다. 이 배는 활짝 펴면 모든 신들이 탈 수 있을 정도로 크지만, 쓰지 않을 때 접게되면 호주머니에도 집어넣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배였습니다. 프라이신도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로키는 토르 신과 약속한 대로 황금 머리카락을 바쳤습니다. 지프 여신의 머리 위에 황금 머리카락을 올려놓자마자 그것은 진짜 머리카락이 되었으며, 지프의 예전 머리카락 보다 훨씬 아름답게 빛났습니다. 토르도 이 아름다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로키가 모든 보물을 바치자, 이번에는 난쟁이 브로크가 신들에게 보물들을 바쳤습니다.


그는 황금 팔찌(몇몇 문헌에는 반지로도 묘사) 드라우프니르(Draupnir)를 오딘 신에게 바쳤습니다. 이 반지는 아흐레 밤마다 똑같이 생긴 팔찌 여덟개를 만들어내는, 즉, 아흐레 밤마다 9개의 팔찌로 늘어나는 마법의 팔찌였습니다. 오딘 신은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황금 수퇘지 굴보르스테(Gullborste)를 프라이 신에게 바쳤습니다. 굴보르스테는 물 위나 공중을 내달릴 수 있고, 날이 어두워도 황금털이 계속 빛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탈 수 있는 마법의 돼지였습니다. 프라이 신은 아까 받은 스키트블라트니르와 함께 탈 것만 두개가 생겼네요.


마지막으로 로키 때문에 손잡이가 다소 짧은 쇠망치 묠니르(Mjollnir)를 토르 신에게 바쳤습니다. 쓰지 않을 때는 손바닥 안에도 감출 수 있지만 막상 꺼내면 거인들을 때려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토르 신은 물론 거인들의 위협에 걱정하던 모든 아스가르트 신들이 만족했습니다.


신들은 모여서 고민한 끝에, 토르의 튼튼한 쇠망치가 가장 뛰어난 보물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로키가 손잡이가 너무 짧다고 흠을 잡았지만 신들의 판결을 뒤짚지는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로키는 내기에서 졌고 머리를 내놓아야하게 되자, 로키는 맹세를 깨고 엄청난 황금을 줄테니 제발 봐달라고 브로크에게 애걸하지만, 워낙 많은 황금이 널려있는 난쟁이들의 세계에서 온 브로크에게는 황금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궁지에 몰린 로키가 이렇게 말합니다. "좋다, 내 머리를 가져가라. 대신 내기에 걸지 않는 모가지에 손을 대면 절대 안된다!"

말도 안되는 로키의 말에 브로크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만 내기의 빈틈을 교묘하게 물고 늘어진 신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죠. 결국 브로크는 자신의 소유인 로키의 머리를 뜯지 않고 화를 풀기 위해 얄미운 로키의 입술을 위 아래로 여덟군데나 송곳으로 뚫은 뒤 가죽 끈으로 묶어서 꿰매버리고 떠났습니다.


로키는 아파서 참을 수가 없었지만 맹세를 이미 한 마당이고 브로크의 소유인 자신의 머리에 어떤 짓을 하던 참고 있을 수 밖에 없었죠.


이렇게 서로의 목숨을 건 섬뜩한 내기는 아무도 죽지 않고 신들은 엄청난 보물들을 얻게 되고, 브로크는 세상 최고의 대장장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훈훈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됩니다. (아.. 물론 로키는 집에 가서 바로 가죽끈을 풀었답니다 ^^;;)


자 그럼 이 보물들이 대중문화에는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볼까요?



오딘의 창인 궁니르는 여러 게임에서 아이템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 일본에서 <궁니르: 마창의 군신과 영웅전쟁>이라는 아예 타이틀에 궁니르를 달고 나온 게임도 발매되었네요.



<궁니르: 마창의 군신과 영웅전쟁> 공식 홈페이지 캡쳐

(http://gungnir.atlusnet.jp/)





프라이의 신비로운 배 스키트블라트니르는 X-Box기반 FPS 게임 Halo(헤일로)에 등장하는 가상의 국제기구 UNSC가 운용하는 피닉스급 식민함 중 한 함선의 이름으로도 차용되었습니다.




게임 헤일로에 등장하는 UNSC측 피닉스급 식민함 (Phoenix-class Colony Ship) : UNSC Skidbladnir

(사진출처 : http://halo.wikia.com/wiki/Phoenix-class_colony_ship / 사진은 동급함선인 Spirit of Fire)





오딘 신의 신비로운 황금팔찌 드라우프니르는 NCsoft의 유명 게임 <아이온>에 등장하는 지역 중 하나인 <드라웁니르 동굴>에 영향을 주었네요.



(사진출처 :http://power.plaync.co.kr/aion/%EB%93%9C%EB%9D%BC%EC%9B%81%EB%8B%88%EB%A5%B4+%EB%8F%99%EA%B5%B4 에서 캡쳐)




프라이의 황금 수퇘지 굴보르스테는 Age of Empire로 유명한 앙상블 스튜디오의 후속작 Age of Mythology에 등장하는 유닛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Age of Mythology에 등장하는 유닛 Battle Boar





마지막으로 요즈음 가장 널리 알려진 토르의 쇠망치 묠니르는 대중문화에서 널리 차용되었는데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토르의 망치

(사진출처 : 공식 포스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토르의 무기로서,


그리고 북유럽신화의 여러 이름을 차용한 일본의 장편대하SF소설 <은하영웅전설>에서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 간의 주요 격전지인 <이제르론 요새>에 장착되어 있는 무시무시한 주포 토르 하머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이제르론 요새의 <토르 하머>

(사진출처 : http://mirror.enha.kr/wiki/%EC%9D%B4%EC%A0%9C%EB%A5%B4%EB%A1%A0%20%EC%9A%94%EC%83%88)



오늘은 로키가 얻어온 북유럽 신화 신들의 주요 보물들을 살펴보았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북유럽 신화의 세계의 시작을 다뤄본 뒤에 여기서 등장하는 용어들과 개념들이 어떻게 문화에 녹아들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대중문화 속 북유럽 신화>는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ㅁ<



참고문헌

안인희, 2011,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3.

http://en.wikipedia.org/wiki/Gungnir

http://hu.wikipedia.org/wiki/Draupnir

http://en.wikipedia.org/wiki/Sk%C3%AD%C3%B0bla%C3%B0nir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Freyr_riding_Gullinbursti.jpg


http://mirror.enha.kr/wiki/%EA%B5%B4%EB%A6%B0%EB%B6%80%EB%A5%B4%EC%8A%A4%ED%8B%B0

http://ageofempires.wikia.com/wiki/Battle_Boar

http://halo.wikia.com/wiki/Phoenix-class_colony_ship

http://mirror.enha.kr/wiki/%EC%9D%B4%EC%A0%9C%EB%A5%B4%EB%A1%A0%20%EC%9A%94%EC%8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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