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Note/실용서/어학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14
미미르의 샘
2014. 5. 7. 20:08
열린책들 독자 서평단 활동도 어느새 절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위대한 유산> 이라는 두꺼운 문학소설에 대한 서평에 대한 부담인지 완독의 부담이 없는 실용서인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이 열독단에게 주어졌습니다.
출판계에 종사하는 편집자라거나, 출판계 취직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몰라도, 일반 독자들에게는 살짝 거리감이 있는 책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실 부담되지 않을 가격이지만 (정가 6,000원) 출판사의 편집 매뉴얼을 돈을 주고 구입할 독자가 그리 많지는 않을테니까요.
책은 한글 맞춤범,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등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언어에 대한 규정들에 대한 정리와, 열린책들의 편집과 디자인 원칙, 편집자들이 알아야 할 기초적인 제작에 대한 이야기 등과 이와 관련한 부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의 규정들이야 책상 옆에 두고 맞춤범이나 표기법이 의심스러울 때마다 펴보면 좋을 훌륭한 사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에 자세히 살펴보진 않았지만, 뒤쪽의 편집관련 부분은 일반 독자가 봐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책장에 책을 꽂아두었을 때 우리에게 보이는 부분을 '책등'이라고 부르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 우리 옛 고서들에서 따와서 책등의 맞은편을 이 부분을 열면 말이 나온다는 의미로 '책입'으로, 전통 고서에서 책의 윗 부분을 <서수>, 아랫 부분을 <서근>이라 부른 것에 따와서 각각 '책머리'와 '책발'로 칭하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아직 모든 출판업계에서는 통일되지 않았을 명칭이지만 이런 식의 공감을 불러오는 이름이라면 널리 사용되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의 뒷부분에 부록으로 위치하는 <편집 체크 리스트>로는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출판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라 이 부분도 흥미로웠구요. <창비>와 함께 된소리 표기에 독특한 원칙을 우직하게 지키고 있는 <열린책들>. 그들의 독특한 표기법이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확고한 철학에 의해 꼼꼼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던 독특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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