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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Note/실용서/어학

업계 관계자의 양심 고백? 자사 홍보물? [폴라 비가운] 오리지널 뷰티바이블

화장품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폴라초이스(Paula's Choice)라는 브랜드는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특히 화학적 피부 각질제거제로 흔히 사용되는 AHA와 BHA가 특히 유명한데, 이 제품이 국내에서는 정식수입이 되지 않아서 해외에서 개인 자격으로 공동구매를 하기도 하는 등 아는 사람들은 잘 아는... 하지만 피부에 안 맞는 사람들은 정말 안맞아서 호불호가 갈리는 브랜드로도 유명합니다.


이 회사의 창립자이자. 화장품경찰관을 자처하며 화장품에 관련 리뷰를 올리는 화장품 평론가 폴라 비가운이 쓴 책 The Original Beauty Bible을 오늘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책이 굉장히 두께감이 있는 편인데요.

775p에 무게만도 698g!!

코팅지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라서 더 무겁기도 하지만 두께도 장난이 아닙니다.


사실 폴라 비가운은 이 책보다 먼저 나온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 - 6점
폴라 비가운 지음, 최지현 옮김/중앙books(중앙북스)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 라는 책이 더 유명합니다.

해당 도서는 피부에 좋은 성분들이나, 제품을 고르기 위한 저자의 원칙을 설명한 뒤에 우리가 흔히 접한 71개 브랜드의 제품을 이니셜 처리 없이!! 그냥 이름 그대로 모든 상품을 평가하고, 그 중에서 저자가 가장 최고라 생각하는 제품들을 꼽아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저자 자신이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기 때문에 논란도 참 많았죠.


특히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백 성분이나 방부 성분 중에는 인체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입장이 업계와 과학계가 굉장한 차이가 있는데, 공정한 척 하면서 업계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해서 공정성 시비에도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 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를 다루고는 있지만, 해외 저자가 작성한 책인 만큼...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되는 로드샵 브랜드(더페이스샵, 미샤, 스킨푸드 등등)은 전혀 리뷰 대상이 아니고...

대부분 해외 명품 화장품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리뷰 자체에 대한 실효성은 해외 명품 화장품을 직접 구해다 쓰지 않는 사용자들에겐 떨어지기 마련이죠.



제품리뷰 모음에 가까운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 와는 달리 <오리지널 뷰티바이블>은 좀 더 이론서에 가까운 모양새입니다.


저자가 지속적으로 해왔던 화장품 산업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고, 피부관리에 대해서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상식에 대한 교정, 그리고 다양한 스킨케어 방법에 대한 백과사전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아래 사진 처럼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와 마찬가지로 실제 회사명과 제품명을 공개하며 제품을 추천하기도 하니 실용적인 측면도 해외 제품이 국내에 많이 정식수입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있습니다.


저자가 화장품 산업에 대한 비판을 하고, 특정 성분들의 유해성을 따지고 들며 타사 제품들에게 나쁜 평점을 주어왔지만 정작 자신이 런칭한 브랜드인 폴라초이스에 대해서는 평점이 너무 후하고 성분에 대해서도 관대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긴 합니다만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추천을 배제하고, 책에서 전하는 화장품을 고르는 원칙들을 정리해두면 나중에 좋은 화장품을 고를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한 권 쯤 집에 비치해두셔도 좋은 책입니다.


오리지널 뷰티바이블 - 6점
폴라 비가운 지음/월드런트렌드





p.s. 2010년에 군대에서 접했던 이 책을 다시 리뷰하게 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몸을 쓰는 근무가 많은 육,해군과 달리 공군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이 상당히 많고, 병사들이 컴퓨터로 공문 처리를 하는 경우들도 꽤 빈번하기 때문에 병사들도 간부들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인트라넷 접근 권한을 두고 있습니다.


공군에서 통신병과로 군복무를 하던 저는 상대적으로 사무실에서 인트라넷을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 당시 전역을 앞두고 할 일 없이 빈둥거리던 차에 군 내부 도서관에서 이 책을 접했고, 남자가 가장 피부에 신경을 쓰게 되는게 군인 시절인 만큼(냉정히 따져보면 가장 신경 안써도 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군 내부 인트라넷에 병사들이 모여서 노는 공간에는 화장품 이야기가 가득 가득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한 뒤에 그 글들을 보니 병사들 사이에 통용되는 정보들 사이엔 잘못된 부분이 꽤 많다고 여겨져서 이를 한 번 정리해서 연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당시 막 개설을 해서 인기가 많았던 15N진 이라는 공군 15비행단에서 운영하는 웹진의 자유게시판에 피부관리에 관한 연재글을 한달여 동안 연재했었고, 굉장히 반응이 좋아서.. 2010년의 BEST 게시글로도 뽑히기도 했던 ^^;; 적이 있었습니다.


보안이 엄격했던 부대인 만큼 관련 자료를 손으로 필사한 몇개만 가지고 전역할 수 있었는데... 우연히 저와 비슷한 시기에 입대했던 제 친구 중 하나가 군대에서 제가 실명을 걸고 연재하던 그 글을 즐겨보고 있었고, 해당 자료를 몽땅 인쇄해서 읽어봤으며, 그 자료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며칠전에야 알게되었습니다 =ㅁ=!


상당히 애정이 있었던 연재글이었던 만큼 다시 만나서 반갑기도 했고, 요새 블로그도 다시 운영중이니 여기에 글들을 복원시켜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


혹시나 그 시절에 이 글을 접하셨던 분들이 다시 접하는 것도 재밌을것 같기도 하고, 인터넷도 마음껏 못쓰고 군 내부 도서관에 있는 책들, 다른 도서관에서 요청해서 빌려본 자료들만으로 제한적으로 작성한 자료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런 관계로 ^^ 앞으로 매주 토요일 15N진에서 2010년 12월 8일부터 2011년 1월 10일까지 연재했던 피부관리법 관련 연재글을 다시 올려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