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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Note/경제경영

크라우드펀딩을 아시나요?

[서평] <크라우드펀딩> (신혜성 외 씀 / 에딧더월드 / 2014.04 / 15,000 원)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펀드'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은행에 가면 행원이 하나씩은 들어보라고 권하니 익숙하긴 하지만, 앞에 붙은 '크라우드'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자료를 저장하고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IT기술인  '클라우딩 컴퓨팅'이 언론에 자주 등장해서인지 심지어 신문기사 등에도 '클라우딩 펀딩'으로 착각해서 쓰이고 있지만 전혀 다른 용어입니다.

대중을 뜻하는 영어단어인 Crowd와 기금을 모은다는 뜻인 Funding이 합쳐진 '크라우드펀딩'은 단어가 주는 의미 그대로 '대중이 함께 만드는 기금'이라는 의미입니다. 해외에서는 발로 밟아 시동을 거는 오토바이 등의 페달을  의미하는 '킥스타터(Kickstarter)'라는 펀딩 플랫폼이 대표적인데, 이름처럼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모자란 창업기업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사업 초기자금을 확보해 자신들의 프로젝트의 첫 시동을 걸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새로운 투자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크라우드펀딩'을 소개하기 위한 책이 크라우드산업연구소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출간되었습니다.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활성화되는 크라우드펀딩

가장 익숙한 크라우드펀딩 사례는 아무래도 영화계에서 찾아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다루고 있거나, 거대 기업과 관련한 주제를 다루는 영화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고 최소한의 제작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영화 촬영자체가 어렵게 됩니다.

이런 제작 현실에 관객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제작비를 마련해 영화를 제작하는데 '크라우딩펀딩'이 큰 도움이 됩니다. 제작사 측에서는 투자자들이 5만원 정도의 소액을 투자하는 대가로 엔딩 크레딧에 투자자의 이름을 올려주거나 시사회 티켓, DVD 등의 보상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창작물을 제작하는 자금을 모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투자가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영화 <26년>, <천안함 프로젝트> 그리고 <또 하나의 약속>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애환을 다룬 영화 <카트>가 초기 제작비 조달에 성공해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영화가 제작될 경우에는 최저모금액에 미달해 펀딩이 실패하고 다시 펀딩을 시도하는 과정이나 펀딩이 성공해 제작이 진행되는 일들이 모두 언론과 SNS를 통해 전달되고, 펀딩에 직접 참여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 효과가 있어 홍보비도 줄이고 언론의 관심도 높아져서 최근 다양성 영화를 중심으로 해당 투자방식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출판업계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이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책 <크라우드펀딩>도 펀딩을 통해서 제작된 책이며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북펀드'라는 형태로 소규모 출판사들의 좋은 책들을 출판하는데 독자들의 투자를 받고 해당 책이 출간되면 판매량 등의 기준에 따라서 일정 기간 후에 보상을 정산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에서 대안금융의 미래를 보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간의 치열한 선거자금 모금 경쟁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통해서 다수의 지지자들의 소액 후원을 받아 선거비용을 지불하고 선거가 끝난 뒤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비용을 보전받으면 이를 소정의 이자를 포함해 지지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유효득표수의 15%를 획득한 후보에게는 선거비용이 전액 보전되기 때문에 유력후보들의 선거자금 펀딩은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투자자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방식이 활성화 되면 선거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정치신인들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선거비용을 빌릴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2013년 말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사용한 자금조달 방식으로 서울지하철 9호선의 시민펀드를 조성한 바 있습니다. 2% 초반대의 저금리 기조의 시장 상황에 4% 초중반의 수익을 보장하는데다가 민간사업자들에게 돌아갔던 투자이익을 공유하고 9호선 요금인상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민으로서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매력에 1,000억 원어치 규모의 펀드였지만 이틀만에 5,509명이 참여해 완판되었습니다.

금융기관은 오랜 기간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 덕분에 발달해왔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은 개인과 개인의 연결을 바탕으로 비대칭성을 조금씩 해소해가고 있다. 그것을 해소해가는 만큼 크라우드펀딩은 대안금융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나갈 것이며, 그것은 사회적 금융영역이나 창조금융영역 등 그동안 전통적인 금융기관이 해소하지 못한 역할까지 메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서문 11p)

서문에서 크라우드산업연구소 대표 신혜성씨가 기대한 것처럼 사회와 산업의 다양한 영역에서 크라우드펀딩이 도입되면 기존의 금융 시스템 하에서는 조달할 수 없었던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으며 행정, 경영 상의 문제점도 독특한 방식의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길 기대해 봅니다.


크라우드 펀딩 - 8점
신혜성.정지훈 외 13명 지음, 크라우드 산업연구소/에딧더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