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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샘/대중문화 속 북유럽 신화

07. 아제 신들과 바네 신들의 전쟁(1) : 황금열망 굴바이크

지난 시간에는 북유럽 신화와 우리 옛 이야기들의 닮은 구석을 살펴보았습니다. 머나먼 민족들끼리 비슷한 이야기가 전승되는 것을 보면 문화권이 달라도 인류 공통적으로 자연에서 인식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정말 신기합니다. 특히 동양과 서양의 음식 문화가 제법 다를텐데도 맷돌이라는 도구와 여기서 소금이 쏟아져나와서 바닷물이 짜게 되었다는 부분은 우연치곤 너무 비슷했죠?


지난 연재

02. 로키가 구해온 신들의 보물들(1)

03. 로키가 구해온 신들의 보물들(2)

04. 북유럽신화 세계의 창조

05. 북유럽 신화와 우리 옛 이야기의 유사성(1) : 해와 달 이야기

06. 북유럽 신화와 우리 옛 이야기의 유사성(2) : 맷돌 이야기


오늘부터는 북유럽신화의 초기 신들의 전쟁.

아제 신들(Die Asen)과 바네 신들(Die Wanen) 사이에서의 다툼 부분을 다뤄보겠습니다. 분량이 제법 되서 2편으로 나누어서 연재하겠습니다 ^^


오늘은 1편으로 아제 신들과 바네 신들이 어떤 신들인지, 그리고 그 신들의 다툼을 불러일으킨 굴바이크 여신의 이야기를 살펴볼께요.


북유럽 신화에서는 크게 신족, 거인족, 난쟁이족, 인간 등이 등장을 하곤 하는데요. 신과 거인은 대등한 존재로, 그리고 난쟁이와 인간들은 그보다 열등한 존재로 묘사가 되고 있습니다.


신들은 또 그 안에서 아제 신족과 바네 신족으로 갈라지는데, 북유럽 신화 세계의 창조 이야기와는 별개로 바네 신족들이 더 오래된 신족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바네 신족은 주로 농업과 풍요와 관련된 신들이 많고, 아제 신족은 전쟁과 관련된 신들이 많습니다.


(아제 신족과 바네 신족의 계보도. 출처 : 위키백과)


아제 신족에는 북유럽 최고의 신 오딘과 그의 아들 토르가 가장 유명하구요. 그 외에도 오딘의 아내 프리크, 민회의 신 티르, 아름다운 신 발더(Balder), 그리고 아스가르드의 파수꾼 하임달(Heimdall) 등이 널리 알려져있죠. 북유럽 신화 최고의 말썽꾸러기 로키 신은 거인족과 아제신족 사이의 혼혈로 알려져있습니다.


반대로 바네 신족은 싸움기술이나 힘에서는 밀려도 아제 신들이 할 수 없는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신들로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신은 이전에도 몇번 등장했던 프라이(Freyr)신이고, 그의 누이동생이 아름다운 신 프라야(Freyja) 그리고 남매의 아버지이자 바네 신족 중 최고의 신인 바다의 신 뇨르트(Njörd)가 유명합니다.

바네 신족은 남매 끼리 혼인을 맺는 풍습이 있는 걸로 자주 묘사가 되는데, 뇨르트 신도 누이인 네르투스(Nerthus)와 혼인해서 프라이와 프라야를 낳았다는 설이 지배적이고, 일부에서는 뇨르트와 네르투스가 동일한 신이라는 설도 있지만 북유럽 신화의 정리과정에서 생기는 모순일 듯 합니다.


이런 아제 신족과 바네 신족간의 다툼이 생기게 된 원인은 바네 여신 굴바이크(Gullweig) 때문이었습니다. 굴바이크는 '황금에 대한 열망'이라는 뜻이라는데요, 신이나 난쟁이나 인간이나, 모든 존재가 굴바이크를 만나면 보물을 갈망하게 되는 힘을 가진 여신이라고 합니다.


이런 굴바이크가 아제 신들이 사는 아스가르트에 오게되자 아제 신들 사이에서 황금과 보물을 열망하는 탐욕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아제 신들은 황금을 얻을 수 있는 장소를 굴바이크에게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굴바이크는 절대 알려주지 않았죠.


The Æsir lift Gullveig on spears over fire as illustrated by Lorenz Frølich (1895)


이렇게 되자 신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합니다. 서로 보물을 탐내는 마음이 커져가다 보면 아제 신들 사이에 내분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러다가 서로를 죽이게 되는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아제 신들은 굴바이크 여신을 죽이려 했습니다. 장작더미 위에 묶어 놓고 굴바이크 여신을 세번이나 화형했지만, 마법을 쓸 수 있는 바네 신족인 굴바이크 여신은 멀쩡하게 걸어나와 아제 신들을 비웃으면서 아스가르트를 떠났습니다.



굴바이크의 이런 특성은 Reign of Dragons라는 전략카드 게임에서도 반영이 되어서 불에 휩싸인 여신의 모습이 카드에 그대로 담겨있네요 ^^;;



사진출처 : http://reignofdragons.wikia.com/wiki/Gullveig


여튼 그녀가 떠나고도 아스가르트에는 황금열망이 널리 퍼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굴바이크 여신이 바네 신족들에게로 돌아가서 이 사정을 전하자 바네 신족들은 자신들의 신족의 일원에게 무례를 범한 아제 신족과 전쟁을 벌이기로 마음을 먹게됩니다.


여기까지가 두 신족 사이의 전쟁이 일어나게 된 이유였습니다. 신족간의 전쟁 이야기는 다음 주에 마저 살펴보도록 할께요 ^^


<대중문화 속 북유럽 신화>는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ㅁ<



참고문헌

안인희, 2011,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3, 웅진지식하우스.

강응천, 1998, 바이킹 전사들의 북유럽 신화여행, 마루(금오문화).


http://en.wikipedia.org/wiki/Gullveig


http://de.wikipedia.org/wiki/Wane


http://reignofdragons.wikia.com/wiki/Gullve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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