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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르 디플로

[르 디플로를 읽고] 대안대학은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4년 1월호 32면. <지식협동조합 '대안대학'에서 희망을 찾다> - 이명원(노나메기 대안대학 추진위원장)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4년 1월호 33면. <"공부하려는 사람만 이곳에 오라"> - 김종락(대안연구공동체 대표)


지난 주에 읽은 르 디플로의 현재의 대학 교육에 대한 비판에 연결되는 기사 두 편을 오늘 또 읽어 보고자 합니다.


2014/01/17 - [끄적끄적/르 디플로] - 우리의 대학교육, 안녕들 하십니까?


이것은 일종의 ‘바닥으로의 경쟁’이라고 할 법한 상황을 초래하는데, 교육과정을 통하여 대다수의 대중이 열등감과 패배감, 그리고 순응주의를 체화하게 됨으로써, 교육현장 외부의 비민주적이며 반인간적이고 폭력적인 지배의 논리를 기꺼이 승인하는 마음의 상태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인간과 사회의 동시적인 쇠퇴와 파괴의 구조적인 경향을 거슬러나가는 것이야말로 오늘의 교육이 당면한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기사에 실린 이명원 추진위원장의 말은 대학 교육이 진정한 학문을 배우는 기간이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바뀌어가고, 그 마저도 사회로 발을 내딛을 학생들에게 깊은 좌절감만 안겨주는 쓸모없는 기간으로 변질되어 간다는 요즘 여기저기서 주장되는 비판적 의견과 궤를 같이합니다.



대안대학 풀뿌리사회지기학교의 수업모습. 사진출처 : 한국대학신문 기사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60465



이와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대안대학'이라는 개념이 도입되고 있고, 르 디플로의 1월호에 소개된 대안대학으로는 현재 노나메기 대안대학파이데이아 대학원 두 곳이 시범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나메기 대안대학은 협동조합 형태의 대학으로 서울시의 인가를 받고 올 1월 14일 출범했으며, 파이데이아 대학원은 현재 4학기째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노나메기 대안대학의 특징은 '지식의 순환' 입니다. 교수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전통적인 학습방법이 아닌 '배우고, 가르친다'를 특징으로 교수로부터 배운 지식을 학생이 학교에 강의계획을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다른 학생들에게 강의를 개설할 수 있게 한 점이 가장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이데이아 대학원은 인문학, 그 중에서도 철학 강좌를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반 대학에서는 14~16주에 한 학기가 끝나지만 파이데이아 대학원은 학기의 제한 없이 긴 호흡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년 짜리 과정의 <동양 고전 강독>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위 두 대안대학들의 모델이 과연 우리 시대의 청년들이 바라는 진정한 대학의 모습의 대안이 되어 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식의 소중함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당장 굶주리지 않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얻기 위한 직장을 구하는 일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현재 노나메기 대안대학이나 파이데이아 대학원의 과정들이 주간에 열리지 못하고 야간 위주로 개설되는 점도 이 부분을 고려한 결과일 듯 합니다.


현실적으로 대안대학이 대체하고 있는 영역은 정규 대학과정이 아니라 우후죽순 늘어나는 질 낮은 평생교육원 들의 강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시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결과를 바라는 것은 너무 불공정한 평가가 되겠죠. 앞으로 이들 대안대학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끝으로 위 두 대안대학들에 대해서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사이트를 방문해보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

노나메기 대안대학 : 네이버 카페 지식순환협동조합 http://cafe.naver.com/freeuniv

파이데이아 대학원 : 네이버 카페 대안연구공동체 http://cafe.naver.com/paideia21


기사원문 :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06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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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14.1 - 10점
르몽드(월간지) 편집부 엮음/르몽드(월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