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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르 디플로

[르 디플로를 읽고] 게임처럼 변해가는 현대 사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3년 12월호 19면. <비디오 게임 속 '유토피아' 또는 시뮬라크르> - 마티유 트리끌로(벨포르-몽벨리아르 기술대학 교수)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입법발의한 속칭 '게임중독법' 때문에 시끄러웠던 작년 연말이었습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의 게임 산업을 망치는 법이라는 논리와, 게임 때문에 공부를 안하고 노는 것 처럼 보이는 아들 딸을 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꼭 좀 법으로 만들어 달라는 의견이 충돌해 사회적 갈등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와 문화는 다르겠지만 프랑스의 통계를 보면 이와 같은 법안을 도입하는게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성별, 연령별, 직업별, 지역별 등 다양한 계급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는 청소년이라는 정형화는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이 같은 포괄적인 데이터에는 몇 가지 미묘한 뉘앙스가 있다. 게이머의 대부분은 어쩌다 한 번 우연히 게임을 하는 것일 뿐이며 게임중독자는 많지 않다. 성인 10명 중 1명만이 ‘매일 또는 거의 매일’ 게임을 한다.


어제 동물농장을 읽으며 다뤘던 시뮬라크르 라는 개념은 여기서도 적용이 될 수 있겠죠.


2014/01/08 - [Reading Note/영어권소설] - 지금 이 시간도 계속되는 잔혹한 우화 - 동물농장



게임중독법도 사실상 시뮬라크르로 인한 오버하는 법안입니다. 실제로 중독 수준이라서 제도적 제한이 필요할 정도의 게임 중독자의 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허구의 실재가 우리에 주는 선입견 때문에 이를 법으로 제한해야 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것이죠.


이렇게 게임을 억제하려는 정치.사회 권의 입장과는 달리 우리 사회는 점점 게임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대중 문화에서 이전에는 유명 영화나 소설이 게임으로 다시 탄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유명 게임이 다시 영화화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경영기술로서 게임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터에 도착한 콜센터 직원은 자신의 아바타에 접속해 온라인 역할게임에서처럼 오늘 할 일을 고르고 어플리케이션에 게시된 업무능력에 따라 업무팀을 구성하고 수행한 각 업무마다 가상 경험을 쌓는다. 이 시스템은 업무의 정보화를 ‘게임’의 매체로 만들어 재미있는 유토피아를 이용해 생산성을 무제한 증가하고자 하는 욕망을 부정하게 감춘다.


업무에 게임적 요소를 도입하면서 직원들 간의 경쟁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경영자들이 점점 늘어간다는 것 입니다. 


게임은 규제하면서, 사회는 점점 게임처럼 변하는 우리 사회... ^^ 모순이 가득해보이는 건 기분 탓 일까요?



기사원문 :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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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13.12 - 10점
르몽드(월간지) 편집부 엮음/르몽드(월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