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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샘/대중문화 속 북유럽 신화

19. 브리징가멘을 찾아준 하임달

지난 시간에는 프라야 여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걸이 브리징가멘을 얻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어떤 물건을 얻기 위해서는 아무리 신이라도 약속을 지키고 희생을 해야하는 북유럽 신화의 독특한 설정이 묻어나는 이야기였죠? 오늘부터는 브리징가멘과 얽힌 에피소드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는 브리징가멘을 훔쳐간 도둑을 잡아준 하임달 신 이야기입니다.


지난 연재

14. 세계나무 이그드라실(4) : 흐베르겔미르의 샘

15. 누가 아스가르트에 성벽을 쌓았을까요?

16. 프라이 신에게 칼이 없는 이유는?

17. 프라야 여신과 힌들라 이야기

18. 프라야 여신의 목걸이 브리징가멘




아스가르트에는 프라야 여신의 궁전인 폴크방(Folkwang)이 있습니다. 여신은 스바르트알프하임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걸이 브리징가멘을 얻고 그녀의 궁전으로 돌아왔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어느 날 밤 여신의 고양이들도 사랑을 찾아 궁전 밖으로 떠난 고요한 밤 누군가가 폴크방에 몰래 들어와 잠든 프라야 여신의 목걸이를 훔쳐 도망친 사건이 발생합니다.


폴크방은 북유럽 신화에서 앞으로도 자주 등장할 공간입니다. 현대 대중문화에는 아방가르드 미술과 건축에 든든한 후원자였던 독일의 칼 에른스트 오스트하우스(Karl Ernst Osthaus)가 설립한 미술관과 미술대학 등의 이름으로 남아있습니다. 1902년 독일 에센 지방에 설립되었던 최초의 폴크방 미술관은 후에 나치의 미술정책으로 인해 소장품이 몰수되거나 2차대전 당시에 폭격을 받는 등의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2006년 신관을 지으며 고갱과 고흐 등의 주요 작품이 있는 인상주의 이후 서양회화의 중요 작품을 소장한 유럽 여행 때 꼭 들려야 할 미술관으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자신의 소중한 목걸이를 도둑 맞았으니 여신은 미친 듯이 분노하였지요. 다행스럽게도 아스가르트의 파수꾼 하임달 신이 폴크방에서 몰래 빠져나오는 도둑을 목격하였습니다. 하임달 신은 아스가르트를 지키는 신으로서 잠은 새보다도 덜 자며, 밤에도 대낮처럼 훤하게 잘 볼 수 있고, 양털과 풀이 자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고요한 밤의 도둑을 쫓을 수 있었습니다. 


도둑은 바닷가에 이르자 물개로 변하여 도망쳤지만 하임달 신도 물개로 변해서 도둑을 쫓아갔죠. 하임달 신의 어머니는 바다의 아홉 파도였습니다. 그런 하임달 신이 도둑놈을 놓칠리가 없었죠.


막상 도둑을 잡고 보니 말썽꾸러기 로키 신이였습니다. 항상 말썽만 부리는 로키 신을 현행범인 상태로 잡았으니 하임달 신은 로키 신을 혼꾸녕 내주려고 했지만 그때 로키가 비명을 지르며 변명을 합니다. 자신은 죄가 없으며 이 모든 일은 오딘 신의 명령이었다는 것이었죠.


북유럽 신화 최고의 신이자 하임달 신의 아버지이기도 한 오딘 신의 명령이라니 하임달 신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여자들의 목걸이 조차 탐내는 오딘 신의 탐욕에 하임달 신도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지난 시간에 살펴본 대로 난쟁이들과 나흘 밤을 보내면서까지 목걸이를 가지려 한 프라야 신의 행동이 못마땅한 오딘 신이 목걸이를 없애려 했겠지요. 하임달 신은 되찾은 목걸이를 원래 임자인 프라야 여신에게 돌려주어 자신의 책무를 다합니다.



하임달 신은 중간계와 아스가르트를 연결해주는 무지개 다리 비프뢰스트를 지키는 신이라는 것은 전에 살펴본 적 있지요? 그는 비프뢰스트 바로 옆에 히민뵤르크(Himinbjörg)라는 궁전을 짓고 산다고 합니다. 그는 아스가르트를 지키는 것 이외에도 뿔나팔 기얄라르(Gjallar)로 라그나뢰크의 시작을 온 세상에 알릴 임무도 가지고 있습니다.



Heimdallr blows Gjallarhorn in an 1895 illustration by Lorenz Frølich



하임달 신을 가장 널리 알린 대중문화 작품은 아무래도 마블 코믹스의 토르(Thor) 시리즈 이겠지요? 최근 개봉한 <토르 : 다크월드>에서도 파수꾼으로서의 그의 임무를 충실히 해내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토르: 다크월드 소개 페이지)


하임달 신은 오딘 신과 바다의 아홉 파도 사이에 태어났는데 이 아홉 파도의 아버지는 바다거인 에기르이며 어머니는 무엇이든 낚을 수 있는 그물을 가진 여신입니다. 이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후에 차차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째 오늘은 브리징가멘 보다 하임달 신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네요? 다음 주에는 오늘 주로 살펴본 하임달 신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나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 주에 만나요~



<대중문화 속 북유럽 신화>는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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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안인희, 2011,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3, 웅진지식하우스.

강응천, 1998, 바이킹 전사들의 북유럽 신화여행, 마루(금오문화).


http://www.museum-folkwang.de/en/about-us/architecture.html?desktop=ejlljz

http://en.wikipedia.org/wiki/Heimdal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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